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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적의 시간 _강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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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1월 23일 첫 출근. 정확히 22년을 꽉 채운 2025년 1월 23일에 이 글을 쓰니 감회가 새롭다. 첫 출근 이래 두 아이를 출산하면서 쉰 총 6개월을 제외하고는 계속 일을 했다. 그것도 한 사무실에서. 현재 공동대표인 소장님 사무실에 교수님 추천으로 발을 들이고 22년을 함께 일해온 것이다.
2013년 건축사가 되고, 그로부터 몇 년 후 현재 사무실의 공동 대표가 되고, 끊임없이 설계를 하다 보니 어느덧 40대 중반의 나이가 되었다. 이 기회에 그동안의 일들을 생각해 보니 힘들었던 일이 더 많이 생각나는 것은 아마도 일과 육아의 병행 때문일 것이다. 결혼 전의 5년은 정말 열심히 일하고 무럭무럭 성장하는 ‘나’를 느끼며 성취감으로 가득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그 후의 17년은 ‘나’와 ‘엄마’의 팽팽한 힘겨루기로 번아웃을 여러번 겪은 정신없는 시간이었다.
돌이켜 보면 처음 5년은 반드시 필요한 ‘몰입’의 시간이었지만, 결혼과 출산과 육아를 겪으면서도 일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 온 ‘포기와 헌신’의 시간이 더 중요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지금도 많이 부족하다고, 모르는 것이 많다고 늘 생각하지만,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다양한 관점의 사고를 하게 되었고 타인과 세상을 이해하는 폭이 넓어졌음을 느낀다. 이제 건축은 단순히 ‘일‘이 아니라 내 삶의 일부분이라고 느끼고 있다. 일을 하면서 나와 사무실이 매일매일 성장하고 세상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른다.
설계를 한다는 것은 스스로의 한계와 편견을 깨는 일이라 생각된다. 10여년간 출퇴근으로 고생하다 8년 전에 연고도 없는 금천구에 땅을 산 것을 계기로 사무실을 서초구에서 금천구로 이사했고, 일 년 후 그 땅에 집을 지어 이사를 오게 됐다. 이 때 공사비 문제로 직접 집을 짓게 되었는데 건축주와 시공자가 되는 경험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다. 설계와 감리를 할 때는 느끼고 보지 못했던 여러 측면에 대해 생각해 보고, 그동안 놓친 것들을 반성하는 기회가 되었다. 처음에는 사무실과 집을 하나로 지을 꿈을 가졌지만 작은 땅의 한계로 집만 지었는데, 나중에 인근 상가주택을 구입해 직접 고쳐서 1층 상가를 사무실로 쓰고 있다. 우리집과 사무실의 거리는 걸어서 8분이다. 육아를 거의 혼자 하는 나에게는 코로나 때 집과 회사가 가깝다는 것이 너무나 큰 도움이 되었다. 이는 ’좋은 동네, 좋은 아파트’라는 편견을 깨면서 가능해진 일이다.
우리 사무실은 성당과 수도원 등 종교건축 프로젝트를 많이 진행해왔다. 오랜시간 종교시설을 설계하며 깊은 이해를 갖게 되고 나름의 소명을 느끼며 작업하고 있다. 물론 주택, 근생, 오피스, 공장 등 다양한 프로젝트도 하며 꾸준히 경험을 쌓아왔다. 종교시설은 공공의 성격을 가진 건물이 많지만 좀 더 많은 사람들의 일상에 기여할 수 있는 공공건축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현상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경쟁이 치열한 공공현상의 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결국 3년여의 시간을 도전한 끝에 기념관 설계 현상에 당선됐다. 새로운 문이 열린 것이다. 지금은 현재 진행 중인 설계에 매진하고 있지만 앞으로도 공공현상에 꾸준히 도전하며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많은 전문직이 그러하듯 우리 건축사도 끊임없는 공부가 필요한 어려운 직업이라 생각한다. 여러 분야의 전문가를 이끌고 소통하며 하나의 프로젝트를 완수할 때마다 보람도 느끼지만 무거운 책임감도 느끼고 있다. 건축설계의 현실적인 한계 속에서도 늘 변화를 꿈꾸고 유연한 태도로 의식적인 노력을 경주하다 보면 경험과 노력이 축척되어 건강한 건축, 더 새로운 건축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 본다.
https://www.udarchitecture.com/
우리집 - 백설기 백설기 거실
---------------------------------------------------------------------------------------------------- 다음에 이어지는 릴레이 에세이는 두모어 건축사사무소 김란수 대표님의 스토리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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