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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온 30년, 가야 할 n년_김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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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제의를 받고 망설였다. 나이 때문에, 젊은 사람들이 써야 공감이 많을 텐데..
그래도 흔쾌히 승낙한 것은 나이 듦이 나쁜 일도 아니고 좋은 일도 아니지만 쌓여가는 즐거움이 있어 알려주고 싶었다.
단순히 세월의 축적이 아니라 이면에 숨어있는 수많은 고통과 환희의 순간들이 겹쳐지는 것이었다.
얼마나 많이 밤을 새웠던가?
얼마나 많이 울었던가? 얼마나 많이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억울해 했던가?
그리고 또 얼마나 많은 성취감을 느끼며 환호했던가?
참으로 많은 순간순간들이 모이고 쌓여 오늘의 내가 있는 것이다.
나는 생각하면 인문학도이다.
건축적 소양도 부족하고, 재능도 부족하다.
다만 열심히 하고 최선을 다해서 끝까지 하는 것을 잘한다.
말하자면 포기하는 것을 잘 못 한다.
그런데 이 단점이 건축사라는 직업에 참 잘 맞는다는 것을 느낀다.
일반적으로 건축사사무소 소장들은 작품을 생각하면서 실제는 사무실 유지를 위한 현실적인 상황 속에서 건축주와 타협한 건축물들을 설계하고 있다.
2만여 명(자격등록자 4月 기준 19,973명)의 건축사 중에서 작품다운 작품을 하는 건축사는 얼마나 될까?
난 처음부터 재능이 없다고 생각하기에 재능있는 직원들과 함께 작업하면서 현실적인 선에서 좀 더 좋은 작품을 만들며 노력했고, 지금도 노력 중이다.
지금의 나는 지나온 30여 년의 설계경력이 아니라 남아있는 시간에 집중되어있다.
- 새로운 프로젝트
- 새로운 방법과 영역에 대한 호기심을 키우는 데 시간을 소비하고 있다.
혼자 잘하는 것보다는 여럿이 모여서 조금 잘하면 탁월한 성과가 나온다고 믿는다.
젊고 실적 없는 건축사들과 함께 협업해서 현상을 한 뒤 일(부안 격포항 권역단위 인구활력 연계사업, 김제여고 후관동 그린스마트스쿨, 용산초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등)을 함께 하였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생각이다.
작지만 강하고 지속 가능한 사무실 운영을 나의 목표로
- Small : 직원 수가 15명 이내로
- Strong : 스마트팜 설계 전국 1위, PQ·현상(연 5건 이상)으로
- Sustain : 죽기 전까지 현역에서 활동한다.
날마다 하루하루에 충실하고 그 하루가 모여 남은 시간들을 결정해 줄 것이다.
난 일이 좋다. 일 외에 좋아하는 일이 있다면 여행과 가드닝이다.
여행은 내 삶의 해방구이고, 가드닝은 나를 수련하는 방법이다.
현상에 떨어졌을 때(특히 작품이 아닌 로비) 술 마시고 욕하는 대신에 화분을 뒤집어엎어 서너 개를 분갈이하고, 가지를 잘라주고 나면 억울함도 화도 사라진다.
식물에서 경영을 배우고 인내를 배운다고나 할까?
죽을 때까지 좋아하는 일만 하다가 죽을 예정이다.
언제까지?
모르겠다.
김희순의 Working은 진행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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